Written by Vanessa

(letyougo312@gmail.com)

대리는 아까부터 목에 자꾸 닭살이 돋는다.

돌아볼 때마다 자꾸 필로 씨가 자신을 보며 실실 웃는다.

드디어 맛이 갔나, 자신이 너무 골탕먹였나 생각이 복잡해진 대리는

진지하게 책상 이동을 고려한다.

한편 필로 씨는 부장이 뭐라 하든, 대리가 일을 얼마나 떠넘기든

더 이상 예전처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게 그녀에겐 반전을 위한 자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퇴근시간이 다가오고, 필로 씨는 야근을 자처한다.

전날의 숙취와 며칠 동안 계속된 과로로 눈꺼풀이 무겁다.

눈을 마구 비비니 손가락에 떨어진 속눈썹이 묻어나온다.

속눈썹은 사람의 눈을 더 또렷하게 보이게 하고

속눈썹 메이크업에 따라 섹시한 사람을 청순하게도, 청순한 사람을 섹시하게도 만들 수 있는 강력한 부위다. 

하지만 이런 심미적인 측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은 ‘눈 보호’다. 

속눈썹이 있어 이물질이 눈으로 직행하는 걸 막고, 강한 햇빛도 어느 정도 차단시켜줌으로써 

각종 세균 감염과 결막염으로부터 눈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속눈썹도 머리카락만큼이나 꼼꼼하게 관찰하고 관리해줘야 한다.

속눈썹도 머리카락처럼 생애주기가 있다. 

짧은 길이만큼 생애주기도 짧아서 4개월에서 9개월이면 생장을 끝내고 빠진다. 

숱은 윗눈꺼풀에 약 100개에서 150개 정도, 아래쪽에 80여개 정도 난다. 만약 본인 속눈썹이 평소보다 더 빨리 빠지거나, 

새롭게 나는 양보다 빠지는 양이 많다면 속눈썹 탈모를 의심해봐야 한다.

속눈썹이 빠지는 원인은 다양하다. 알러지, 속눈썹 탈모증, 눈꺼풀 염증 등 ‘병’에 의해 빠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간단히 말해 모근이 있는 눈꺼풀에 염증이 생기면 속눈썹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빠져버린다. 

눈꺼풀 염증은 안구 건조증이나 아이라이너 및 마스카라 사용, 인조 속눈썹 탈부착, 아이라인 문신, 속눈썹 연장 등

강하고 지속적인 자극에 의해 유발된다.

되도록 이런 강한 자극을 피하도록 하되, 불가피하다면 최소한의 자극만 주도록 하고 손과 눈 위생에 신경을 쓰자.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따뜻한 물로 세수를 하거나 온찜질을 하면 좋고, 

이미 염증이 생겨 가려운 사람이라면 손으로 비비지 말고 얼음이나 찬물로 냉찜질을 하는 게 좋다.

더 직접적인 해결책을 원한다면 속눈썹 영양제를 발라 눈꺼풀에 있는 속눈썹의 모근을 튼튼하게 해주자.

속눈썹 영양제 성분에는 나이아신아마이드, 비오틴, 피눅스 등이 들어가야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

눈에 들어갈 수 있는 제품이니 눈과 비슷한 pH를 맞춘 제품인지도 꼼꼼히 확인하자.

pH가 어긋날 경우 따가움과 자극을 동반해 안 바르니만 못한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적절한 제품을 찾았다면 속눈썹이 아닌 ‘모근’에 발라준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속눈썹 탈모는 모근의 건강 여부에 달려있다. 모근에 발라주지 않고

모근 밖 털에 발라주는 것은 ‘속눈썹이 건강해지는 기분’ 이 드는 것 말고는 별 소용이 없다.

마침내 다른 사무실도 조용해졌을 때,

필로 씨는 조용히 대리의 컴퓨터를 켠다.

화면을 바라보는 필로 씨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린다.

-계속-